1918년 스페인 독감에 대해 경제

경제 메카니즘에서는 케인지언보다 신고전주의를 생각하라--총수요니 인플레이션보다 이시적대체를 생각하라. 금융보다 실물경제를 생각하라.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와는 매우 다르다.

1. 들어가며

단순한 전염병뿐만이 아니라 COVID-19는 주식시장 폭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상승, 명목금리 하락, 그리고 실질경기활동의 축소 등등을 낳고 있다. 그리고 이 판데믹이 얼마나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너무 많고, 경제적으로도 의문점은 태산이다. 그런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떤게 될까?
오늘 소개할 논문은 이 댓글에서 잠시 나왔던 스페인독감에 대해 분석한 논문이 되겠다.

스페인 독감 사태는 크게 얘기해서 세 차례 찾아왔는데 첫번째는 1918년 봄, 두번째는 1918년 가을부터 1919년 겨울, 그리고 세번째는 1919년 2월였다. 그리고 처음 두 차례는 1차세계대전의 최후반기였던 1918년과 맞물려있었기에 이는 전세계에 질병이 퍼지는데 유효했다.

이 판데믹의 희한한 점은 기저질환이 없던 청년층들 사이에서 사망률이 유달리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또한 스페인 독감은 막스 베버, 구스타프 클림트,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의 할아버지인 프레데릭 트럼프 등등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저자는 이 논문을 빌어 1918년 독감에서 세 가지 교훈을 얻고자 한다:

(1) 사망률과 발병률
(2) GDP와 소비의 하락에서 보는 거시경제적 영향
(3) 금융 리턴과 인플레이션에 끼친 영향

2. 사망률과 발병률

이 자료들은 각종 문헌에서 한데 종합한 것인데, 이 샘플에서 사용된 국가들은 1918년 당시 전세계 인구의 89%를 차지했고,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도 더 높았었다. 그리고 이를 종합해서 사망률을 계산하다면 대략 2%의 사망률이 된다. 이는 현재 세계 인구가 75억명임을 고려했을 때 대략 1억5천만명이 죽을 수 있고, 이 중 미국에서는 65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수치들은 아마 오늘날에 와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것이라는 것이다: 1918-20년에 대비해 의학은 더 많이 증진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동시에 1918년과 달리 오늘날 세계는 고도로 세계화되어 상호간에 연결이 밀접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또한 이 사망률은 당시 인구구조와 오늘날 인구구조 사이의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았음을 명심하라.

한편 사망률은 때때로는 감염된 사람들 중 사망한 사람으로 재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실제 감염자 숫자 계산은 쉬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1918년 독감에서 흔히 제시되는 수치는 전세계인들의 약 3분의 1이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사망률은 6%로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이 3분의 1 주장은 Frost (1920)에서 얘기하듯 미국 몇몇 지역에 한정되어 조사되어 나온 수치다. 즉, 거시경제적 분석에서 이 사망률의 정의는 쓰지 않는다.

3. GDP와 소비에 대한 거시경제적 효과

Barro (2008)에서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거시경제적 파장이 역대급이었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에서는 1인당 실질 GDP나 실질소비가 10%이상 하락한, 즉 거시경제적 재앙에 촛점을 맞췄었는데, Barro는 1870년 이후 2차대전, 대공황, 1차대전을 이어 스페인독감이 거시경제에 4번째로 강한 음의 충격을 가했다고 찾아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1918년에는 세계대전이 있었다는 것이고 이런만큼 거시경제에 (-)의 충격이 가해진 요소에 교란변수가 발생했음을 뜻한다.

저자는 독감의 효과를 전쟁의 효과에서 분리한 뒤 다음과 같은 결과를 찾아낸다.



이 분석결과 스페인독감은 1인당 실질GDP와 소비를 각각 -6.0%, -8.1% 하락시켰다. 반면 1차대전은 -8.4%, 9.9%였다.

4. 금융리턴과 인플레이션에 끼친 영향

금융변수에 독감과 전쟁이 끼치는 효과를 보기 위해 저자는 주식의 실질리턴과 단기 정부채권 리턴을 분석한다. 그리고 주식 리턴은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약 -26%까지 떨어졌고, 전쟁으로는 -19%까지 떨어졌다. 반면 채권 리턴은 -14%, -13%였다.

5. 논문의 유용성

스페인 독감은 COVID-19 사태에서 최악의 사태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과거 모델 정도로 어느 정도 기능할 수 있다. 그리고 스페인 독감의 사망률 2%는 오늘날로 따지면 약 1억5천만명의 사망을 뜻한다. 그리고 이 사망률은 전형적인 국가 기준으로 GDP를 6%, 소비를 8% 깎아먹을 수 있다. 추가적으로 스페인 독감은 주식리턴과 단기채권 수익률의 폭락을 가져왔다.

이 포스팅을 하는 동안 COVID-19가 이 정도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확률은 아직까지는 높지 않다--역학적 차이점, 보건의 발달, 각종 정책들의 개발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것들이 등장했더라도 여전히 실질GDP 감소를 어느정도까지 감내한채 질병에 대항할 것이냐라는 경제학적 tradeoff는 100년전이 되었건 오늘날이 되었건 유효하다. 문제는 이 tradeoff를 어떻게 다루고 어떤 대책을 수립해야될지에 대한 논의가 명백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덧글

  • 곰돌군 2020/03/25 09:07 # 답글

    -26% 라... 끔찍하네요. 개인적으론 그정도까진 가진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유럽 돌아가는 상황 보면 참-_-;
  • ㅇㅇ 2020/03/25 10:41 # 삭제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존다리안 2020/03/25 10:58 # 답글

    미국 올 초 성장률을 -20%대로 보기도 합니다. 심각하네요.
  • Minowski 2020/03/25 11:06 # 삭제 답글

    지금 서구권의 행태랄까, 반응이 일종의 스톡데일 패러독스 비슷한걸로 보입니다.
    우한과 후베이에서 감염이 시작되어 한국, 일본이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할 때도 감염원차단부터 했어야하는데,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혹은 인종주의자 라벨링이 무서워서?) 방기하다 옆동네 하나둘 털리니 패닉바잉하고 금융권은 요동치고...
  • MoGo 2020/03/25 11:06 # 답글

    그런 상황까진 안 가리라 보지만(이유는 본문에 그런 이유도 있고, 어느 정도가 되면 더 이상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감내하지 않을 것 같아서) 연준에서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반응을 안 하는 이유가 있죠. 실물이 빠그라지고 있으니까.
  • 雲手 2020/03/25 13:08 # 답글

    무서운 숫자들입니다.
  • 붕어 2020/03/25 15:18 # 삭제 답글

    그냥 재대로 각오를 해야된단 것외엔 확실한 것이 없군요ㅠㅠ
  • 오늘사람 2020/03/25 18:43 # 답글

    전에 독감을 다룬 과학 서적을 읽다가 서술이 이상해서 그만뒀어요. 오늘 귀하의 글을 읽었는데 그 산만한 책보다 요지가 분명하여 더 좋습니다. 그런데 2%라는 숫자는 솔직히 잘 믿기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면 50만 명쯤 죽었다는 말이 되죠. 분석을 잘못했다거나 거짓말을 했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는 마십시요. 숫자은 잊었는데 전에 그 책에서 부각시킨 부분도 독감에 사망자가 매우 많아서 충격적이라는 요지이었고 그 점이 이상했습니다. 가령 요즘 코로나19로 중국이나 이탈리아에서 2%가 죽지는 않았습니다. 소숫점 아래 자릿수가 달라지는 것이나 자연수에서 영이 몇 개 더 붙냐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큰 변화입니다. 같은 자릿수에 숫자만 바뀌어도 엄청난 차이입니다. 특히 본 독감에서 2차대전과 시기가 겹친 점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와의 중복이 가능합니다. 또한 분모로 전세계 인구라는 문맥이 등장하는데 분모의 조작도 가능합니다. 단순한 독감류의 전염병의 사망률이 치명적인 에이즈 사망률보다 높다는 점은 단순히 전염률이 매우 높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의학이 지금보다 그때가 덜 발달했다는 말이 사망률, 전염률이 높다는 말로 단순치환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은 세계화가 더 잘 되어있어 병이 더 잘 퍼진다는 말은 그때는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 당시 교통 등 과학기술이 덜 발달하였고 이동문화가 제약을 받던 때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서구의 학계나 출판문화 등이 '일정한 이유'로 과장하는 내용은 역사해석의 실증자료에도 매우 많다는 점을 주의하여 그러한 논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피해 입지 마시기 바랍니다.
  • 피그말리온 2020/03/25 18:56 # 답글

    최악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만일 이탈리아 같은 수준의 일이 미국에서도 벌어진다고 하면....
  • 일화 2020/03/25 19:46 # 답글

    그야말로 전쟁에 필적하는 역병이로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20/03/26 16:5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